
난방비를 아끼는 법이라고 하면 보통 12월에 검색합니다. 추워져서 고지서가 올라간 뒤에요. 그런데 그때 할 수 있는 건 온도를 낮추는 것뿐이고, 정작 효과가 큰 손질은 난방을 시작하기 전에 해 두는 것들입니다.
아라레는 작년에 12월 중순에야 창문 틈을 막았습니다. 그때는 이미 한 달 치 고지서가 나온 뒤였고, 남은 겨울에만 효과를 봤습니다. 10월에 했으면 그 한 달도 달랐을 겁니다.
혼자 사는 집은 난방을 켜는 시간이 짧습니다. 낮에는 비어 있고 밤에만 쓰니까 총량이 적어 보이는데, 정작 고지서는 생각보다 나옵니다. 짧게 자주 켜는 방식이 연료를 더 쓰는 구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날이 풀려 있을 때 정리해 봅니다. 널리 도는 이야기 중에 실제로는 반대인 것도 섞여 있어서, 그것부터 갈라 놓습니다.
1. 보일러는 껐다 켜는 게 아끼는 걸까
이미지_보일러 조절기 앞에서 온도를 고르는 손
혼자 사는 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게 외출할 때 보일러를 완전히 끄는 겁니다. 안 쓰는 동안 안 돌리니 아끼는 것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돌아왔을 때입니다. 식어 버린 집과 바닥을 다시 데우는 데 드는 연료가, 낮은 온도로 유지했을 때보다 많이 드는 구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일러에 외출 모드가 따로 달려 있는 겁니다. 끄는 게 아니라 얼지 않을 만큼만 돌리는 기능입니다.
경계가 몇 시간인지는 집마다 다릅니다. 단열이 좋은 새 아파트는 몇 시간을 꺼도 온도가 크게 안 떨어져서 끄는 쪽이 유리할 수 있고, 오래된 빌라나 원룸은 한두 시간만 꺼도 금방 식습니다. 자기 집이 어느 쪽인지는 주말에 한 번 재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난방을 끄고 두 시간 뒤 온도가 얼마나 내려갔는지 보면 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보일러를 최고 온도로 올린다고 더 빨리 데워지지도 않습니다. 설정 온도는 목표치이지 속도가 아닙니다. 30도로 올려 두면 집이 빨리 따뜻해지는 게 아니라 보일러가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갈 뿐입니다.
2. 창문에 뭘 붙여야 효과가 있나

단열 시트를 창유리에 붙이는 건 많이들 합니다. 유리로 나가는 열을 줄이는 방법이라 효과가 있는데, 혼자 사는 집에서 더 크게 새는 자리는 유리가 아니라 창틀과 문 아래 틈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된 새시는 창을 닫아도 틈이 남습니다. 이건 유리에 뭘 붙여도 안 막히고, 문풍지나 틈막이로 눌러야 막힙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날이 쌀쌀할 때 창틀을 따라 손등을 천천히 훑어 보면 찬 기운이 새는 자리가 손등에 걸립니다.
유리가 찬 게 문제라면 → 단열 시트나 두꺼운 커튼을 더합니다
틈으로 바람이 드는 게 문제라면 → 문풍지와 틈막이로 먼저 막고, 시트는 그다음입니다
붙이는 순서도 있습니다. 먼저 창틀을 깨끗이 닦고 말린 뒤에 붙여야 접착면이 버팁니다. 먼지가 앉은 채로 붙이면 한겨울에 떨어져서 다시 해야 합니다. 이 작업이 10월에 하기 좋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겨울에는 창을 열어 닦는 것부터 일입니다.
현관문도 같습니다. 복도식 아파트나 빌라는 현관 아래 틈으로 계단실의 찬 공기가 들어옵니다. 여기는 붙이는 게 아니라 바닥에 대는 막이가 맞습니다.
3. 분배기 밸브는 다 열어 두는 게 맞나

싱크대 아래나 보일러실에 밸브가 여러 개 달린 쇠 장치가 있습니다. 방마다 가는 난방수를 나눠 보내는 분배기입니다. 혼자 사는 집에서 이걸 손대 본 적이 없다는 분이 많은데, 여기가 꽤 큰 자리입니다.
안 쓰는 방이 있다면 그 방으로 가는 밸브를 잠그면 그쪽으로 난방수가 안 갑니다. 다만 완전히 잠그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그 방이 너무 차가워지면 벽을 사이에 둔 옆방 온기를 뺏어 가고, 결로와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절반쯤 잠그는 정도가 무난합니다.
원룸이나 작은 오피스텔은 분배기가 아예 없거나 밸브가 하나뿐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 절은 건너뛰셔도 됩니다. 방이 둘 이상인 집에서 한쪽을 거의 안 쓰고 있다면 그때 볼 자리입니다.
4. 온수 온도는 어디에 둬야 하나

보일러 조절기에는 난방 온도와 온수 온도가 따로 있습니다. 온수를 높게 맞춰 두고 쓸 때마다 찬물을 섞어 쓰는 습관이 흔한데, 이건 데운 물을 다시 식혀 쓰는 셈입니다.
온수 설정이 높으면 물이 데워지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따뜻해지기를 기다리는 그 물이 전부 버려지는 물이라, 설정을 내리면 물값까지 같이 줄어듭니다.
샤워할 때 손잡이를 거의 온수 쪽 끝까지 돌리고 있다면 설정이 낮은 것이고, 가운데보다 찬물 쪽에서 쓰고 있다면 설정이 높은 겁니다. 찬물을 안 섞어도 되는 지점으로 내려 두면 그만큼 덜 데웁니다.
설거지할 때도 같습니다. 뜨거운 물을 틀었다 잠갔다 하면 그 짧은 시간마다 보일러가 켜집니다. 받아서 쓰거나 한 번에 몰아서 하는 쪽이 켜지는 횟수를 줄입니다. 혼자 사는 집은 설거지 양이 적어서 이 차이가 작아 보이는데, 하루 세 번이면 한 달에 아흔 번입니다.
한 번에 크게 내리지는 마세요. 한 단계씩 내려 며칠 써 보고 불편하지 않으면 더 내리는 식이 맞습니다. 혼자 사는 집은 온수를 쓰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어서 며칠이면 감이 옵니다.
5. 러그를 깔면 따뜻해지는 게 맞나

겨울이 오면 두꺼운 러그부터 까는 집이 많습니다. 발이 덜 시리니 따뜻해진 것 같고, 실제로 발바닥은 덜 찹니다. 그런데 바닥 난방을 쓰는 집에서는 열이 올라오는 길을 덮는 일이기도 합니다.
바닥이 데워져서 방 공기가 따뜻해지는 구조인데, 두꺼운 러그가 그 위를 넓게 덮고 있으면 방 전체가 데워지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결과적으로 설정 온도에 늦게 닿고 보일러가 더 오래 돌아갑니다.
바닥 난방 집이라면 → 러그는 앉는 자리 정도만 덮고, 방 전체를 깔지 않습니다
라디에이터·온풍기 난방이라면 → 바닥이 차가운 게 문제라 러그를 넓게 깔아도 손해가 없습니다
가구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침대나 소파처럼 바닥에 붙어 넓게 자리를 차지하는 가구는 그 아래가 안 데워집니다. 다리가 있어 바닥과 띄워진 가구 쪽이 난방에는 유리합니다. 이사나 배치 변경을 생각하고 있다면 겨울 전에 해 두는 게 낫습니다.
발이 시린 게 싫어서 러그를 포기하기 어렵다면, 방 전체 대신 자주 앉는 자리에만 작은 것을 두는 쪽으로 타협하면 됩니다. 실내화 한 켤레가 러그 두 장 몫을 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창가에 두꺼운 커튼을 내리는 건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유리가 차가워지면 그 앞 공기가 식어 아래로 내려오는데, 커튼이 그 흐름을 한 겹 막아 줍니다. 밤에 내리고 낮에 걷는 것만 지켜도 체감이 다릅니다.
6. 여기서 많이 손해 봅니다

난방비를 줄이면 요금만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도시가스에는 덜 쓴 만큼 돌려주는 캐시백이 따로 있는데, 이걸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택난방용 도시가스를 쓰는 사람이면 참여할 수 있고, 기준은 전년 같은 기간과 견주어 3% 이상 줄이는 것입니다. 절감률이 커질수록 ㎥당 단가가 올라가는 구조라, 많이 줄일수록 돌려받는 금액도 빨리 커집니다.
기준이 「전년 같은 기간」이라는 게 함정입니다
이사를 왔거나 명의가 바뀌었으면 비교할 작년 사용량이 없어서 참여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작년 겨울에 집을 오래 비워 사용량이 적었다면, 올해 아무리 아껴도 3%를 더 줄이기가 어렵습니다. 내 작년 사용량이 어땠는지부터 보고 참여를 정하는 게 순서입니다.전기 쪽에도 비슷한 제도가 따로 있습니다. 성격이 같아서 둘 다 해당되면 각각 신청해 둘 수 있는데, 기준 기간과 신청 창구가 서로 달라 한 번에 처리되지는 않습니다. 가스부터 확인하고 여유가 있으면 전기도 보시면 됩니다.
신청 기간과 단가는 해마다 다시 공지됩니다. 10월에 할 일은 신청이 아니라 작년 겨울 사용량을 확인해 두는 것입니다. 그 숫자가 올겨울 목표선이 됩니다.
7. 10월에 끝내 둘 다섯 곳

날이 풀려 있는 지금 해 두면 겨울에 손대지 않아도 되는 자리들입니다. 한 번에 다 하지 않아도 되고, 주말 하루면 대개 끝납니다.
- 보일러 — 켜서 한 번 돌려 보고 이상한 소리나 에러 표시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겨울에 고장 나면 기사 방문이 밀립니다
- 분배기 — 현재 밸브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두고, 안 쓰는 방이 있으면 절반쯤 잠급니다
- 창틀과 현관 — 손등으로 훑어 새는 자리를 찾고 문풍지·틈막이를 미리 사 둡니다
- 온수 설정 — 한 단계 내려 보고 며칠 써 봅니다. 추워지기 전에 감을 잡아 둡니다
- 작년 사용량 — 도시가스 고지서나 앱에서 작년 12월부터 3월까지 사용량을 적어 둡니다
순서는 위에서부터가 맞습니다. 보일러가 멀쩡한지부터 보고, 그다음이 난방수가 어디로 가는지, 그다음이 열이 어디로 새는지입니다. 새는 자리를 아무리 막아도 보일러가 시원찮으면 그 수고가 묻힙니다.
다섯 개 중 하나만 고르라면 마지막입니다. 숫자를 알고 시작하는 것과 모르고 시작하는 것은 겨울 내내 다릅니다. 도시가스 캐시백 제도는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취약계층 요금 감면과 에너지바우처는 복지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끝으로 한 가지만

다섯 곳을 다 못 하셔도 됩니다. 틈 막기 하나만 해도 그 집에서 가장 크게 새는 자리를 막은 것이고, 나머지는 겨울을 지내면서 하나씩 늘려 가도 늦지 않습니다.
난방비는 12월에 줄이는 게 아니라 10월에 줄여 둡니다. 보일러를 껐다 켜는 습관 하나만 바꿔도 달라지고, 창틀 틈을 막아 두면 그건 겨울 내내 일합니다.
작년 12월 사용량 한 줄만 적어 두면, 올겨울에 아낀 게 얼마인지 고지서가 알아서 알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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