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달 같은 날 전세대출 이자가 빠져나갔다는 은행 문자를 받으면서도, 이 돈이 연말정산에서 다시 돌아오는 돈인지 생각해 보는 일은 드뭅니다. 월세는 세액공제가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서 전세는 대출 이자까지 그냥 사는 비용이라고 넘기기 쉽습니다.
전세대출을 갚고 있는 근로자라면 주택임차차입금 소득공제를 먼저 봐야 합니다. 다만 아라레가 국세청 안내 책자를 끝까지 읽어 보니, 이자를 한 번도 밀리지 않고 갚았는데도 대출이 들어간 날짜나 돈이 들어간 계좌 하나 때문에 대상에서 빠지는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자주 묻는 순서대로 하나씩 풀어 봅니다.
1. 전세대출 이자만 내고 있어도 주택임차차입금 소득공제가 되나

됩니다. 이름이 원리금 상환액 공제라서 원금을 나눠 갚는 대출만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세청은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상환하는 경우에도 공제할 수 있다고 답합니다. 만기에 한 번에 갚는 전세대출이라도 그해에 낸 이자가 곧 공제 대상 금액이 됩니다.
공제는 그해에 갚은 원금과 이자를 더한 금액의 40%를 근로소득금액에서 빼 주는 방식입니다. 세금에서 바로 빼 주는 세액공제가 아니라 소득에서 빼는 소득공제라서, 실제로 줄어드는 세금은 공제액에 그 사람이 적용받는 세율을 곱한 만큼입니다. 대상은 근로소득이 있는 거주자이고 일용근로자는 빠지니, 사업소득만 있는 프리랜서라면 이 공제와는 거리가 멉니다.
2. 12월 31일에 무주택 세대주인가, 여기서 먼저 갈린다

판정 날짜는 대출을 받은 날이 아니라 그해 12월 31일입니다. 과세기간 종료일 현재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세대의 세대주여야 하고, 혼자 주민등록을 둔 단독 세대주도 된다고 국세청이 명시해 두었습니다. 1인가구라면 대부분 여기서 통과하지만, 세대를 어디까지 한 식구로 보는지에서 예상 밖으로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준일이 연말 하루라는 건 반대 방향으로도 작용합니다. 1년 내내 전세대출 이자를 냈더라도 12월 중에 집을 사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면 그해 12월 31일에는 무주택이 아니게 되니, 내 집 마련 일정이 연말에 걸려 있다면 잔금 날짜를 정할 때 이 공제도 함께 따져 볼 만합니다.
소득세법 시행령은 세대를 거주자와 배우자, 같은 주소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직계존비속과 형제자매까지 모두 묶어 봅니다. 특히 배우자는 주소가 달라도 같은 세대로 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부모님과 한 세대로 살면서 부모님이 세대주라면 방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세대주가 주택임차차입금이나 주택청약종합저축 같은 주택자금 공제를 받지 않는다면 근로소득이 있는 세대원이 대신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대주가 이미 청약저축 공제를 받고 있다면 세대원 쪽은 이 공제를 받을 수 없으니, 한집에 사는 가족끼리는 누가 받을지 먼저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친구나 직장 동료와 한집에 살면서 주민등록표에 세대주의 동거인으로 올라 있는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국세청은 세대주와 가족 관계가 아닌 동거인은 주택자금 공제를 볼 때 세대주와 별개의 세대로 본다고 해석했습니다. 함께 사는 사람이 집을 가지고 있어도 가족이 아니라면 내 무주택 판정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3. 빌린 집의 크기 조건, 85㎡와 오피스텔

빌린 집은 국민주택규모여야 합니다. 세대당 주거전용면적 85㎡ 이하이고, 수도권이 아닌 도시지역 밖 읍·면 지역이라면 100㎡까지 봅니다. 다가구주택이라면 건물 전체가 아니라 내가 쓰는 가구의 전용면적으로 따집니다.
전세로 사는 곳이 주거용 오피스텔이어도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주택규모에 해당하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빌리면서 받은 전세대출이 대상이라서, 원룸형 오피스텔에 사는 1인가구도 면적만 맞으면 제외되지 않습니다.
4. 대출 날짜와 입금 계좌가 어긋나면 공제에서 빠진다

이 공제에서 가장 많이 빠지는 자리는 조건 두 가지가 모이는 대출 실행 단계입니다. 은행 같은 대출기관에서 빌린 돈이라면 임대차계약서의 입주일과 주민등록표 등본의 전입일 가운데 빠른 날을 기준으로 앞뒤 3개월 안에 빌려야 하고, 그 돈이 대출기관에서 집주인 계좌로 바로 들어가야 합니다. 여기서 대출기관은 은행과 저축은행,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보험회사, 우체국, 여신전문금융회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기금까지 시행령 별표에 적힌 곳이라서 주택도시기금 재원인 버팀목 전세자금대출도 이 안에 들어갑니다.
입주일·전입일 중 빠른 날 기준 전후 3개월
국세청 질의응답에는 입주하고 3개월이 지난 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이 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답이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목돈을 먼저 치르고 들어간 뒤 몇 달 지나 부족한 돈을 대출로 메우는 경우가 여기에 걸립니다. 예를 들어 계약서의 입주일이 3월 10일이고 전입신고를 3월 12일에 했다면 기준은 빠른 날인 3월 10일이라, 그 전해 12월 10일부터 6월 10일 사이에 실행된 대출이어야 합니다.
공제 요건을 갖춘 흐름
은행이 대출금을 집주인 계좌로 바로 보냄
입주·전입 3개월 안에 실행
갱신 때 추가 대출도 갱신일 전후 3개월이면 포함
공제에서 빠지는 흐름
대출금을 내 계좌로 받은 뒤 집주인에게 이체
입주하고 3개월 넘게 지나 대출
회사·공제회 같은 법인에서 빌린 돈
대출금이 내 통장을 한 번 거쳐 집주인에게 갔다면 금액과 날짜가 맞아도 법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봅니다. 계약을 연장하거나 갱신하면서 추가로 빌리는 돈은 갱신일부터 전후 3개월 안이면 포함되고, 공제를 받다가 다른 집으로 옮긴 경우에는 옮기기 전 집의 입주일이나 전입일을 기준으로 봅니다. 다른 은행 대출로 갈아탄 대환대출은 처음 빌린 자금을 기준으로 삼고 집주인 계좌 입금 절차도 따로 요구하지 않도록 2025년 2월에 시행령이 바뀌었습니다.
아라레가 이 대목에서 눈여겨본 건 요건의 기준이 전부 대출 받던 날에 걸려 있다는 점입니다. 연말에 서류를 모을 때는 이미 바꿀 수 없는 날짜라서, 지금 전세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은행 창구에서 대출금을 임대인 계좌로 직접 보내 달라고 한 번 더 말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5. 전세자금대출 소득공제는 얼마까지 되나

한도는 연 400만원입니다. 여기에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가 함께 묶여서, 청약저축 납입액의 40%와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액의 40%를 더한 금액이 400만원을 넘으면 넘는 부분은 없던 것으로 봅니다. 청약저축은 연 300만원까지 납입액을 인정하니 청약저축 공제만으로 최대 120만원을 쓰고, 남은 280만원을 전세대출이 채우는 구조가 됩니다. 청약저축 공제는 총급여 7천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에게 열려 있어서, 두 공제를 모두 받는 사람이라면 한도 400만원 한 칸을 나눠 쓰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표를 보면 청약저축 공제를 이미 꽉 채우는 사람은 전세대출 상환액이 700만원을 넘는 순간부터 더 갚아도 공제액이 늘지 않습니다. 이자만 내는 전세대출이라면 1억원을 연 4%에 빌렸을 때 한 해 이자가 400만원이라 공제액은 160만원이 되고, 청약저축 공제 120만원을 더해도 280만원이라 한도 안에 들어갑니다.

이름이 비슷한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공제는 집을 사면서 받은 담보대출에 붙는 별개의 공제입니다. 취득 당시 기준시가 6억원 이하 주택이라는 조건과 한도 체계가 따로 있어서, 전세에서 매매로 옮겨 가는 해라면 두 공제를 헷갈리지 않게 대출마다 이름을 확인해 두면 됩니다.
6. 부모님이나 지인에게 빌린 전세자금은 어떻게 되나

대출기관이 아닌 개인에게 빌린 전세자금도 공제받을 길은 있지만 조건이 훨씬 좁습니다. 대부업을 하지 않는 개인에게 빌린 돈이어야 하고, 입주일과 전입일 가운데 빠른 날의 전후 1개월 안에 빌려야 하며, 그해 총급여액이 5천만원 이하인 사람만 받을 수 있습니다.
이자율은 연 3.1%보다 낮으면 안 되는데, 이 기준은 2025년 3월 21일 이후 빌린 돈부터 적용되고 그 전에는 해마다 다른 값이 쓰였습니다. 부모님께 무이자로 빌린 돈은 여기서 바로 빠지고, 연말정산 때는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사본과 원리금을 실제로 갚은 이체 영수증까지 내야 해서 가족끼리 말로만 오간 돈은 증빙하기 어렵습니다.
대부업으로 등록해 돈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빌린 경우는 개인이라도 이 길에서 빠집니다. 부모님께 빌린 전세자금은 소득공제와 별개로 증여로 보지 않게 하는 조건도 따로 따져야 하니, 그 부분은 아래 함께 보면 좋은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7. 연말정산 때 챙길 서류 두 가지

은행에서 빌린 전세대출이라면 주택자금상환 등 증명서와 주민등록표 등본이 기본 서류입니다. 개인에게 빌렸다면 여기에 임대차계약서 사본과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사본, 원리금을 갚은 이체 영수증이 더해집니다. 서류는 다음 해 2월분 급여를 받는 날까지 회사에 내는 것이 원칙이고, 그 전에 퇴직했다면 퇴직한 달의 급여를 받는 날이 기준이라 연말에 이직을 앞두고 있다면 조금 서둘러 챙겨야 합니다.
국세청 누리집의 연말정산 종합 안내에는 「월세액·주택자금 공제의 이해」 책자가 올라와 있어서, 내 경우가 애매하면 이 책자의 질의응답부터 찾아보면 비슷한 사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오늘 챙길 건 이것

전세대출을 갚고 있다면 올해 안에 은행 앱이나 대출 약정서에서 대출 실행일과 입금 계좌가 집주인 명의였는지부터 확인해 두면 됩니다. 두 가지가 맞으면 연말정산 때 홈택스와 회사에 낼 서류만 챙기면 되고, 어긋났다면 그 대출은 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걸 미리 알고 청약저축이나 다른 공제로 계획을 옮길 수 있습니다.
주택임차차입금 소득공제는 12월에 서류를 모으는 사람보다, 대출금이 집주인 계좌로 들어간 날짜를 기억하는 사람 쪽에서 먼저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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